로데이 그린 지음, 우정은 옮김
유지보수하기 어렵게 코딩하는 방법: 평생 개발자로 먹고살 수 있다 / 한빛미디어 / 2012

예전에 지나면서 보았을 때 별 생각이 없다 트위터에서 한바탕 바람이 불길래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90페이지가 안 되는 짧은 책으로, 한빛 미디어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서 구하기도 쉽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여도 되고,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 온라인 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오랜만에 처음 개발을 배울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을 반어법으로 마주하니까 ‘어라 그랬던가?’싶은 감각으로 익숙한 것이 낯설게 다가왔다. 덕분에 코드를 짤 때 잠시 멈춰서 더 좋은 게 있나 하는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코드를 정리한다든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예외 처리를 적절하게 하는 등의 리팩토링의 중요성을 여러 번 말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마지막에 가서는 모르는 이야기가 나와서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헷갈렸다. 아직도 이렇게 기초적인 것도 몰라서야 싶어서 살짝의 자괴감을 벗삼아 다 읽으니 은근하게 뿌듯했다.
모든 코드를 온전히 혼자만 가지고 가는 일은 없기 때문에, 다음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코드를 작성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치만 책에 나온 라틴어로 변수나 함수 이름 짓기 같은 짓은 한 번쯤 해보고 싶다. 당장 일주일 전 작성한 코드도 다시 보면 왜 이랬더라 싶은데, 저런 괴상한 행동을 해놓는다면 미래의 나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 스스로가 한 거라 뭐라 하지도 못하고 울면서 고치겠지.
전체적으로 반어법으로 적혀있다보니까 독해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는 휩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읽는 개발 관련서로서는 그리 좋지 않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 웃긴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쉬어가는 시간에 읽으면 좋겠더라. 깊은 정보를 얻겠다는 목표보다는 가볍게 입문할 때 읽으면 좋은 책이었다.